어댈지 생각만 해도 몸서리가 쳐졌다. 더즐리 부부는 포터 부부에게도 아들이 하나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본적도 없었다. 이 아이는 더즐리 부부가 포터 부부를 멀리하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했다. 그들은 두들 리가 그런 아이와 어울리지 않길 바랐다.
하늘에 구름이 잔뜩 끼었다고 세상에 금방 기이하고 신비스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더즐리 부부가 잠에서 깨어난 그 우중충하고, 흐린 화요일에 우리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더즐리 씨는 전형적인 직장인 풍의 무미건조한 넥타이를 매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출근 준비를 서둘렀고, 더즐리 부인은 악악 울어대는 두들리를 힘겹게 아기용 의자에 앉히며 신나게 남의 험담을 늘어놓았다.
그러나 들은 커달란 황갈색 부엉이가 날개를 퍼덕이면 창문 옆으로 날아가는 것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8시 30분에 더즐리 씨는 서류가방을 집어 들고 더즐리 부인의 볼에 가볍게 키스한 뒤, 두들리에게 입을 맞춰 작별 인사를 하려 했다. 그러나 두들 리가 짜증을 부리며 밥그릇을 벽에다 던져 버리는 바람에 인사를 할 수가 없었다.
'귀여운 녀석'
더즐리 씨는 집을 나서면 좋아서 껄껄 웃었다. 그리고 차를 타고 후진해서 4번지를 빠져 나왔다.
그가 처음으로 뭔가 좀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린 건 도로 모퉁이를 막 돌아섰을 때였다. 고양이 한 마리가 지도를 읽고 있었다.
순간, 더즐리 씨는 자신이 방금 전에 본 것이 뭔지 깨닫지 못했다. 그래서 다시 확인하려고 고개를 홱 돌려 뒤를 돌아다보았다. 얼룩 고양이 한 마리가 프리벳가 모퉁이에 서 있기는 했지만, 근처에 지도는 눈에 보이지 않았다.
도대체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 그건 햇빛 때문임이 분명했다. 더즐리 씨는 눈을 몇 번 깜박거린 뒤 고양이를 뚫어지게 바라 보았다. 고양이도 그를 바라보았다. 더즐리씨는 길모퉁이를 돌면서 백미러에 비친 고양이를 계속 바라보았다. 고양이는 이제 '프리벳가'라는 표지판을 읽고 있었다...... 아니, 그 표지판을 보고 있었다. 고양이는 지도나 표지판을 읽을 수 없는 것이다. 더즐리 씨는 정신을 차리려고 고개를 세차게 흔들고는 머리 속에서 고양이 생각을 지워 버렸다. 시내 쪽으로 운전해 가는 그의 머리 속에는 오로지, 그 날 드릴의 대량 주문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런데 시내에 거의 다다랐을 때 , 더 이상 드릴 생각을 할 수 없을 만큼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아침마다 늘 겪는 혼잡한 교통 때문에 거의 정지해 버린 차안에 앉아있던 그는 유난히 이상한 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많은 사람들이 망토를 입고 있었다. 더즐리 씨는 젋은애들이나 입는 이상하고 우스꽝스런 옷을 입은 사람들을 보면 참을 수가 없었다. 그는 이런 새로운 패션을 아주 한심스럽게 여겼다. 손가락으로 따각따각 핸들을 두드리던 그에게 우연히 이런 이상한 옷을 입은 사람들이 떼지어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모두 흥분해서 수군거리고 있었다. 더즐리 씨는 그들 중 두 명은 전혀 젊지도 않다는 걸 알고 몹시 화가 났다.
나보다도 나이가 많은 저 남자는 왜 에메랄드빛 초록색 망토를 입고 있는 거지? 정신 나간 사람 같으니라고! 하지만 다 음 순간 더즐리씨는 이것이 어쩌면 남의 이목을 끌기 위해 벌이는 어리석은 행동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이 사람들은 모금을 하고 있는 게 분명해...... 그래, 아마 그럴 거야. 더즐리 씨는 몇 분 뒤 그루닝스 회사 주차장에 도착해서야 다시 드릴 생각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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